돔페리뇽 빈티지 2006





오늘의 테이스팅노트의 주인공은 락희옥에서 마셨던 돔페리뇽 2006 빈티지 샴페인이다. 돔페리뇽은 프랑스어로 '페리뇽 성직자' 쯤으로 설명 할 수 있다. 여기서 페리뇽 성직자는 피에르 페리뇽 수사라는 분으로, 그가 샴페인 제조법을 개발했다고 알려져있다. 와인의 이름이 곧 개발자의 이름인 셈이다. 모엣&샹동이 피에르 페리뇽이 개발한 샴페인 제조방식을 인수하여 샴페인을 생산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돔페리뇽은 1936년 당시 모엣&샹동의 CEO 로버트 장 드 보게가 정식 레이블로 런칭한 샴페인 브랜드다. 모엣&샹동이 생산하는 다른 샴페인과 다른 점은 생산연도를 표기하고 있는 빈티지 샴페인이라는 점이며, 그 중에서도 가장 고급라인인 프레스티지라인이라는 점이다.  


샴페인의 제조방식을 누가 먼저 발견했느냐를 두고 이견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피에르 페리뇽의 공이 크다고 평가되기 때문에 모엣&샹동의 가장 고급 샴페인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어 이어 인 샴페인 (A Year in Champagne, 2014)' 이라는 샴페인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보통 프랑스의 샹파뉴 지방은 춥고 기후가 일정하지 않아서 포도 재배가 어려운 편이며 그렇다보니 생산되는 포도의 질 또한 일정하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다양한 포도의 품종과, 다양한 연도에서 생산된 포도를 적절하게 혼합하여 와인을 만들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샴페인이다. 그래서 보통 샴페인은 포도의 생산년도가 일정하지 않아서 빈티지를 표기하지 않고 NV(Non Vintage)라고 표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도 경작이 좋은 때가 간혹 생기는데, 그 해의 포도만으로 만드는 샴페인에는 그 해의 빈티지가 붙는다. 돔페리뇽은 항상 경작이 잘 된 해의 포도로만 샴페인을 만들기 때문에 빈티지를 가지고 있다. 내가 마신 돔페리뇽은 2006년에 수확된 포도로 만들어진 샴페인인 셈이다.


돔페리뇽은 와알못 혹은 샴알못(와인이나 샴페인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비싼 술?" 이라고 반응하기도 한다. (그것은 바로 우리 남편 ㅋㅋ) 그 이유로는 돔페리뇽을 소유하고 있는 LVMH 그룹(LVMH Moët Hennessy Louis Vuitton SE)의 마케팅 공로 덕이 클 것 같다. 1971년에 제조사인 모엣&샹동이 코냑 제조사인 헤네시와 합병하여 모엣 헤네시(Moët-Hennessy)가 되었고, 1987년에는 루이뷔통과 합병하여 LVMH 그룹에 속하게 되었다. 그 이후, LVMH 그룹은 유명 패션 모델을 기용하는 등의 고급화 마케팅을 해왔다. 특히 제프 쿤스, 앤디 워홀, 마크 뉴슨(Mark Newson) 등 다양한 디자이너 및 작가 등과 함께 협업하여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LVMH 그룹의 와인은 2015년 기준으로 판매 실적의 30%가 미국, 29%가 아시아, 25%는 유럽으로 다양한 지역에서 비슷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LVMH 그룹의 와인마케팅이 잘 먹히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돔페리뇽은 처음 마셔본다. 레이블도 참 예쁘다. 이 날은 마포 락희옥에서 이것저것 주문해서 샴페인 두 병과 락희옥 특제 소맥을 마셨다. 사진에서 느껴지듯 환한 대낮이다. 남편은 인도출장을 가서 못오고 J네 부부와 셋이 오붓하게 샴페인 파티를 즐겼다! 칠링이 되어있는 샴페인을 가져와서 따로 칠링을 오래할 필요가 없었다. 


돔페리뇽 2006 빈티지는 Chardonnay와  Pinot Noir를 블렌딩해서 만들어졌다. 처음 돔페리뇽을 한 잔 마셨을 때, 기대에 못미친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샴페인 특유의 이스트향을 좋아하는데, 그 향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양배 같은 과일향이 강하게, 그리고 미네랄감이 느껴졌다. 산미는 있지만 샴페인치고는 산미 미디움이하, 가볍지만 섬세한 샴페인이었다. 시간이 지나니 이스트향도 솔솔 올라오고 무엇보다 과실향이 풍부해졌다. 안주없이 가볍게 즐기기에 최고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파티에 돔페리뇽을 많이 쓰나보다. 내가 당시에 기록해놓은 메모장에는 "내가 생각하는 딱 전형적인 샴페인 맛! 발란스 좋고 왠지 향도 고급진 거 같은 느낌! 모난 곳 없이 향그러운 맛이 있었다" 라고 적어놓았다. 꽃향기 과일향기가 가득했던 기억이 난다. 다음에 공항을 이용하게 된다면 면세점에서 꼭 구입하고 싶은 샴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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