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에 신혼집을 차린 친구 집들이에 초대받아서 밤늦게까지 놀다가, 남편이 멀리사는 친구들을 위해 일산 엠블호텔을 예약해줘서 새벽 세시까지 수다를 떨며 달렸다. 엠블호텔 참 좋던데,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제대로 못즐긴 것 같아 아쉽다. 

눈떠보니 체크아웃시간이라 친구와 부랴부랴 씻고 체크아웃을 하고 나왔더니 해장이 간절했다. 엠블호텔에서 조금만 걸어가니 원마운트가 나와서, 원마운트로 들어가보았다. 고개를 들어 식당을 훑어보다가 우리의 눈에 들어온 '능라도' 평양냉면으로 해장하자는 친구의 말에 바로 올라갔다.

원마운트의 '능라도' 매장은 굉장히 넓고 쾌적했다. 체크아웃을 12시에 하고 바로 갔으니 넉넉잡아 한 12시 20분쯤 도착한 것 같은데, 일요일이었지만 자리는 꽤 널널한 편이었다. 우리가 다 먹고 나올 쯤에는 사람들이 북적북적 했다.

수요미식회 평양냉면 특집에 방영된 능라도는 분당점이라고 하는데, 체인점이기 때문에 맛이 비슷할 것 같아서 기대를 가지고 메뉴판을 살펴보았다.


​어복쟁반과 불고기, 여기는 어북쟁반이라고 하네. 

다음에는 저녁에 와서 어복쟁반을 먹어보고 싶다. 슴슴하고 담백한 맛이라고 하는데, 어복쟁반이라는 요리 자체가 너무 궁금하다.

 

​평양냉면과 비빔면, 평양온반과 온면이 있다. 능라도의 모든 면은 자가제분한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해장을 해야해서, 평양냉면과 평양온반 중에 고민을 하다가, 이왕 먹는 거 평양냉면을 먹어보자! 해서 평양냉면 두 그릇을 시켰다. 역시 가격은 사악하다. 평양냉면 12,000원!

평양온반은 평양지방 3대 음식 중 하나고, 혼사날에 신랑 신부가 온반처럼 뜨거운 정으로 살라는 의미에서 온반을 만들어서 피로연 잔치상에 올렸다고 한다. 나중에는 온반도 먹어봐야지. 나중에 먹어볼 음식이 참 많다;;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다!


​여기 만두도 참 맛있을 것 같은데, 만두와 제육 중에 고민하다가 제육을 반만 주문했다. 여기도 다른 평양냉면집과 마찬가지로 수육은 소고기, 제육은 돼지고기이다. 녹두지짐이도 있고 순대도 있다.


​주류가 굉장히 많았는데, 이 주류 다 능라도의 모든 음식과 어울리는 주류라고 적혀져 있었다. 어제 달리지만 않았어도 선주후면을 지키기 위해 한잔 하는건데, 아쉬웠다. 선주후면이란 先酒後麵이라는 한자인데, 먼저 술을 마시고 그 다음에 면을 먹는다 라는 뜻인데, 평양냉면을 이렇게 즐기면 맛있게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애주가들이 만들어낸 말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어쨌든 좋은 말이다 ㅋㅋ

의정부 평양면옥에서 모니누나와 선주후면을 해보았는데, 고기육수로 만든 냉면이라 그런지 꽤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능라도 기본세팅

제육을 시켜서 새우젓, 쌈장, 고추와 마늘이 나왔다. 그리고 배추김치와 무김치도 나왔는데, 둘 중에 배추김치가 더 맛있었다. 무김치는 좀 물컹한 식감이 있었다. 


​먼저 나온 제육 반, 역시 차갑게 제공된다. 마치 편육같은 비주얼인데, 고기는 항상 옳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평양면옥의 제육이 좀 더 내 스타일에 가까웠다. 그리고 함께 나오는 양념이 너무 맛있어서 의정부 평양면옥이 조금 생각났다.


​능라도 평양냉면!

무김치와 살짝 절인 오이가 들어가있고 고기 두점과 계란지단 고명이 올려져있다. 사진으로도 면이 탱글탱글한 게 느껴진다. 


전체샷! 친구는 말없이 평양냉면을 원샷했다. 

나는 원래 냉면에 식초와 겨자를 듬뿍 뿌려먹는 편인데, 평양냉면에는 식초와 겨자 둘 다 뿌리지 않는 게 더 맛있는 것 같다. 능라도 평양냉면은 처음이었는데, 국물도 슴슴하니 담백하고 맛있었고, 면이 정말 맛있었다... 평양냉면은 3일 뒤면 생각난다는데 나는 매일매일 생각나는 것 같다. 그리고 여기에 들어있는 살짝 절인 오이가 참 매력적이었다. 

맛있게 잘 먹었다! 


능라도 일산점

주소: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한류월드로 300 원마운트 2층 2036호

전화번호: 031-961-6600

영업시간: 매일 11:00~21:00 Last Order 20:30 (명절 당일 제외 연중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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